한국거래소는 어제 주주총회에서 차기 이사장으로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을 선출했다. 그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으로 지난해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다. 친박 원로가 지원하는 인물로 일찌감치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지난 13일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3배수로 압축했는데, 그전에 금융위원회가 내정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이 낙하산 인사라며 출근 저지 투쟁에 들어갔다.
보은ㆍ낙하산 인사가 박근혜정부에서도 계속 나타나고 있다. 낙하산 내지 관치 인사의 폐해는 심각하다. 사전 내정설이 나도는 인물로 속속 기관장이 채워지면 임추위 등 인사 시스템은 무력해진다. 해당 기관은 물론 관련 부처까지 신임 기관장과 청와대와의 관계에 귀를 쫑긋 세우며 기관장의 경영능력은 뒷전으로 밀린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 7개월이 지났는데도 공공기관장 인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일부 기관장은 임기가 지났는 데도 후임이 임명되지 않아 어영부영 급여만 축내고 있다. 선도적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할 일이 산적한 공기관이 그런 꼴이니 업무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리 없다. 남은 기관장 인사라도 서둘러 제대로 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강조한 낙하산 배제 원칙을 지키며 코드가 아닌 전문성 있는 인사로 감동을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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