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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 역사교과서 '오류'논란으로 확산…史觀논쟁 비화조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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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교학사 역사교과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의 검정통과 직후 불거진 우(右)편향 논란이 교과서 열람이 허용된 지난 2일부터 사실오류와 왜곡, 오타와 비문(非文), 저작권침해 등의 논란으로 확전되고 있다.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에 대한 압박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野, 서 교육 항의방문…국편 위원장 사퇴요구= 민주당 역사교과서 친일독재 미화ㆍ왜곡 대책위원회는 11일 오전 11시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를 방문, 서남수 교육부 장관에 검정합격 취소를 공식 요구하고 이태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책위는 "서 장관이 검정합격 취소를 하지 않을 경우 법률적 조치를 적극 고려하기로 했으며 부실, 불량, 왜곡 교과서 퇴출을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학계 및 시민사회와 함께 전개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책위 유기홍 위원장(국회 교문위 야당 간사)은 "국사편찬위 검정과정의 공정성 또한 확인할 것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개선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신학용 국회 교문위 위원장도 "교학사 교과서는 일본 역사교과서에서나 쓸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검정취소까지 가겠다"는 입장이다. 과거사 및 피해자 단체들은 이날 광화문에서 교학사 교과서 규탄대회를 열고 진보단체들과 전교조 등은 '교학사교과서대책국민운동본부'를 만들어 출범식을 갖는다.

◆野, 진보학계 연일 십자포화= 야당과 진보학계는 연일 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이날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일부 사진의 경우 출처가 '연합뉴스'임에도 불구하고 '구글'로 표기했고, 표절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위키피디아'의 경우에는 총 17군데에서 인용했는데 출처명을 '위키디피아'로 잘못 명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교학사 교과서 342페이지에 수록된 '북한의 공화국 창건 64주년 기념행사" 사진과 344페이지의 "북한의 2차 핵실험 장소로 지목된 함경북도 길주지역 위성사진"의 경우 출처명을 연합뉴스 대신 구글로 표시하고 있다. 344페이지 사진의 경우 저작권자가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 사용하는 '워터마크(반투명의 삽입 로고)' 부분을 잘라내고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저작권법 위반은 물론 출처 표기도 엉망인 엉터리 졸속 교과서가 어떻게 검정을 통과했는지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문위 소속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교학사에서 출판한 한국사대사전이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와 유사한 문제점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와 제주 4ㆍ3사건, 5ㆍ18 광주 민주화 운동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사실 은폐와 왜곡이 심하고 김성수, 이승만ㆍ박정희 전 대통령 등의 인물에 대해서도 정당성을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등 우편향의 기조가 한국사대사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전날 한국역사연구회와 역사문제연구소 등 역사단체 4곳은 교과서 검토 설명회를 열고 1차 검토를 거친 결과 298건의 오류를 찾아냈다면서 일제 식민통치 희석, 이승만 초대 대통령과 박정희 정권 독재 미화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집필자, "좌파 다수형성 10년 내 사회구조 전복될 수도"= 진보 학계와 일제 피해자들의 검정취소 움직임이 커지는 가운데 집필진들과 전 교육부 장관 등도 이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해 교과서를 둘러싼 파장은 사관(史觀) 논쟁으로까지 번질 태세다.

교학사 역사교과서의 집필자인 이명희 공주대 교수는 이날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주도하는 '새누리당 근현대 역사교실' 초청강연에서 "학문ㆍ교육, 언론, 문화 등 이념 관련 분야에서는 좌파가 이미 절대적 다수를 형성했다"면서 "현 국면이 유지되면 10년 내 한국사회가 구조적으로 전복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좌파진영이 교육계와 언론계의 70%, 예술계의 80%, 출판계의 90%, 학계의 60%, 연예계의 70%를 각각 장악하고 있다"며 "의식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저쪽(좌파)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최근 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비판을 '좌파세력의 공격'으로 규정하면서 "교과서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안중근을 테러리스트, 유관순을 여자깡패, 김구를 탈레반으로 썼다'고 공격하고 민주당 의원들도 여기에 동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은 친일파가 세운 잘못된 나라'라는 게 노 전 대통령의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현행 한국사 교과서로는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 어렵고 이런 교과서로는 한국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정부와 국회의 적극 대응을 주문했다.

◆교육부, 검정취소 전례없다…수정에 무게= 주무부처인 교육부는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는 검정기관인 국사편찬위원회가 위임을 받아 독립성을 갖고 검정한 것이며, 채택은 일선 학교의 선택에 달렸다는 게 교육부의 기본 입장이다.

서 장관도 지난 9일 간담회에서 "지금은 사실을 확인하고 파악하는 단계"라며 "여러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니 교과서 집필진이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갖게 될 것이고, 교육부도 나름대로 분석을 해서 제대로 된 교과서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사편찬위의 검정 관련 모든 절차가 완료되는 내년 2월 이전에 교육부가 개입하는 것은 월권이 된다"면서 "장관에게 권한이 있지만 지금까지 검정에 통과한 교과서의 합격을 취소한 전례도 없고, 한다고 해도 내년 2월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교육부 안팎에서는 검정 취소보다는 잘못된 사실의 수정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편,국사편찬위원회는 지난 6일부터 검정에서 통과한 교과서 8종을 고교 교사들에게 웹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달 중 학교별로 교과서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10월 중으로 내년 3월 새학기부터 사용할 교과서를 채택한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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