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K-2전차의 심장에 해당되는 '파워팩(엔진+변속기)'의 시험평가가 늦어지고 있어 K-2전차의 전력 공백이 우려된다.
방위사업청은 2일 "2011년 11월 시작된 K-2 전차 국산 파워팩 내구성 시험은 주행목표 9600㎞ 대비 85% 정도 완료한 상태이지만 지난 4월 엔진이 파손돼 평가가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4월 후속생산분 시험평가도중 엔진이 손상돼 평가는 중단됐다. 결국 방사청은 지난달 30일 회의를 열고 손상된 엔진을 새 엔진으로 교체해 시험평가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험평가 연장기간도 새엔진을 장착한다면 얼마나 기간이 더 걸릴지 판단하지 못해 정하지 못했다. 이때문에 군안팎에서는 시험평가가 계속 늦어진다면 결국 전력화는 6개월이상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방사청은 초도양산분 100대의 수입 파워팩에 대한 추가적인 성능검증(100㎞와 8시간 연속주행)에 대한 조건을 추가적으로 검증하기로 했지만 수입 파워팩은 아직 도입되지 않고 있어 이마저도 전력화시기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국산화를 포기할 경우에도 논란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K2전차 파워팩을 국산화하기 위해 투입된 금액만 연구개발비만 1280억원이다. 정부에서 725억원, 업체가 555억원을 쏟아부었다. 국산화를 포기하면 투자금을 회수할 방법이 없어지는 셈이다.
군 관계자는 "2003년부터 추진된 K-2전차사업과 2005년 국산파워팩 사업을 '10대 명품무기' 업적쌓기에 욕심을 내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당초 별도사업으로 추진됐다면 각각 사업은 정상 추진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독일의 파워팩은 2차 세계대전부터 노하우가 쌓여온 개발품인 반면 한국은 짧은 시험평가와 적은 시제기로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해온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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