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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우윳값식 물가관리' 버릴 때 됐다

최종수정 2013.08.09 12:39 기사입력 2013.08.09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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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전 올랐던 우윳값이 반나절 만에 환원되는 희한한 일이 발생했다. 매일유업이 유통업체에 대한 우유 공급가를 올렸는데 이마트ㆍ하나로마트 등 대형마트가 종전 가격으로 팔자 철회한 것이다. 서울우유도 오늘자 인상 계획을 유보했다.

우윳값 인상이 보류된 것은 우유 제조사와 유통업체의 폭리 논란이 일고 정부가 압박했기 때문이다. 시장점유율이 높은 매일유업과 서울우유가 가격인상 방침을 밝히자 소비자단체들은 ℓ당 인상폭 250원(2350원→2600원) 중 원유가격 인상분은 106원(834원→940원)에 불과하다며 불매운동 의사를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대형마트 유제품 담당자 회의를 소집해 인상 자제를 요청한 데 이어 인상폭이 적정한지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형마트 측이 유제품 공급가는 인상됐으나 물가안정 차원에서 종전 가격을 받기로 했다지만 그 뒤에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것은 소비자도 안다.

우윳값 반나절 인상 해프닝은 우리나라 물가정책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지난해 말부터 지표물가 상승률이 8개월 연속 1%대로 낮자 7월에는 물가대책회의도 열지 않았던 정부가 우윳값 인상 소식에 갑자기 바빠졌다. 유통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으름장을 놓고, 제조사에는 우유의 원가구조를 들여다보겠다며 압박했다. 결과적으로 8ㆍ8 우윳값 인상 계획은 유보됐지만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원가연동제가 적용되는 원유가격 인상을 빌미로 과거 인상요인까지 반영해 10% 넘게 올리겠다는 제조업체의 상혼도 얄밉지만 행정력으로 내리누르겠다는 당국의 물가관리 방식도 문제다.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면 세금을 추징하거나 공정거래법을 적용해 담합 여부를 가리든지 할 일이다. 이제 우윳값식 물가관리를 버릴 때가 됐다. 이미 인상요인이 생겼는데 관치의 힘으로 내리누른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인상요인은 잠복하고 시간이 지나면 인상폭도 더 커진다.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왜 원재료 값이 오르는지 살펴 인상요인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미리 대응해야 할 것이다.

업계도 제품 가격을 조정할 때 이것저것 끌어들여 올리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무리 지난 몇 년 동안 물류비와 인건비, 포장비 등 다른 비용이 올랐다고 해도 원유가격 인상분의 두 배를 넘는 가격 인상폭은 지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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