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진행된 이 전쟁으로 중국에서 수천만 마리의 참새가 사라졌다. 하지만 참새만 사라지면 쌀 수확량이 늘어날 것이란 모택동의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오히려 참새들이 사라지면서 쌀 수확량도 덩달아 줄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참새는 단순히 벼 이삭만 쪼아 먹는 게 아니었다. 벼에 해로운 각종 병해충도 먹는 '이로운' 새였다.
'철옹성'같던 절대권력을 무너뜨린 새와 관련된 일화다.
요즘 경기도내 자치단체들이 앞다 퉈 참새와 비둘기를 시의 '상징새' 명단에서 퇴출시키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너무 많은 시군들이 참새와 비둘기를 상징새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이들 두 새가 '해로운' 새로 낙인찍힌 것도 한몫하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는 최근 시를 상징하는 새를 천연기념물 제361호인 '노랑부리백로'로 바꿨다. 1986년 지정된 비둘기를 26년 만에 '퇴출'시킨 것이다. '평화의상징'으로 올림픽 개막식 등 주요 행사 때 하늘로 날던 비둘기로선 굴욕이자 슬픔이다. 안산시는 변경 이유를 '고유의 상징성이 없는데다, 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수원시도 지난 2000년 시 상징 새를 비둘기에서 백로로 바꿨다. 퇴출되는 것은 비둘기만 아니다.
기쁜 소식을 전해 준다는 까치도 예외가 아니다.
시흥시는 지난 1978년 지정된 상징새인 까치 등 시의 상징물들을 없애고 2003년 다양한 희귀동식물이 서식하는 '포동 갯벌'을 새 상징물로 지정했다.
현재 경기도내 31개 시 군 중 9곳은 비둘기를, 9곳은 까치를 상징새로 정하고 있다. 전체의 58%에 달한다. 이러다보니 까치와 비둘기를 상징새 명단에서 퇴출시키는 자치단체도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반면 ▲가평과 하남 등 3개 시ㆍ군은 꿩을 ▲평택시 등 3개 시ㆍ군은 백로를 ▲안양시는 독수리를 ▲부천시는 보라매를 ▲동두천시는 파랑새를 ▲남양주시는 크낙새를 ▲포천시는 원앙을 ▲광주시는 제비를 각각 상징 새로 정하고 있다.
자치단체들이 고유의 상징성을 담보한 새를 상징물로 선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너무 많고, 또 해롭다는 이유만으로 까치와 비둘기를 퇴출 명단에 올리는 것은 한 번쯤 생각했으면 한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이영규 기자 fortun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영규 기자 fortune@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