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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엄동설한에 통계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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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아~춥다! 엄동설한(嚴冬雪寒)이다. 한 겨울에도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중 소방방재청 소속 중앙119구조단 소속 현장 대원들의 고생은 이만저만 아니다. 고드름이 엉켜 붙었다고, 빙판에 미끄러졌다고, 눈 속에 갇혔다고 긴급구조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올 겨울에는 눈이 자주 오고 수온주가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날이 부쩍 많아졌다.

그 중 겨울이 되면 얼음판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얼음낚시를 하다가, 썰매를 타다가, 얼어붙은 강을 건너다가 얼음이 깨져 생명의 위협을 받는 경우가 많다. 엄동설한 지나 입춘이 오고 해빙기가 되면 얼음판 안전사고는 더욱 증가한다.
소방방재청은 얼음판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오는 25일까지 '동계수난구조훈련'을 실시한다. 그것도 춥디추운 강원도 영월 '서강'에서. 동계수난구조대원을 양성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얼음판 안전사고는 매년 얼마나 일어나고, 어떤 경우에 발생하고 있을까. 소방방재청에 관련 통계자료를 요청했다. 소방방재청 대변인실을 거쳐 생활안전과, 재난대비과, 그리고 중앙119구조단 등 관련되는 관리부서와 모두 통화했는데 "그런 통계자료는 없다"는 게 돌아온 답변이었다.

구체적 통계자료는 현실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얼음판 안전사고의 경우에도 어느 지역에서 어떤 시기와 경우에 발생하는지 연도별로 축적해 놓으면 다음해 같은 기간에 비슷한 사례에 적극 대비할 수 있다.
경우의 수(사례)가 많아질수록 현실적 접근은 더 구체화된다. 이런 통계자료는 한 순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적게는 몇 십 년, 많게는 몇 백 년 축적해야 한다. 작성된 통계자료는 그 어떤 자료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비슷한 경우의 수가 미래에 일어날 확률에 대응할 수 있다. 나아가 안전사고에 대한 구체적 통계자료를 만들어 놓으면 구조 방법 매뉴얼도 현실화시킬 수 있다.

얼음판 안전사고에 대한 통계자료도 다르지 않다. 안전사고에 대한 인식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 돼서는 절대 안된다.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전약박문(死前藥方文)이 돼야 한다. 예방책과 일어나기 전에 미리 방지하는 것이 최고의 재난관리 매뉴얼이다.

새 정부는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명칭을 바꿨다. 그 배경을 두고 유민봉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는 "민생치안과 재난관리 등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안전'에 방점이 찍혔는데 과연 그렇게 될 것인지 아직 국민들은 의문을 품고 있다. 기초적인 통계조차 없는 마당에 인원만 늘린다고 될 게 아니다.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엄동설한…추운 지금도 현장에서 고생하는 출동 소방대원들을 위로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는 그들이 가져오는 생생한 출동자료를 관리부서가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저장하고 분석해 내는 일이다. 이 일이 '안전'의 시작이라는 점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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