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시가 서초구 우면2지구에 공급한 외국인 전용 임대아파트 절반을 일반에게 공급하기로 했다.
27일 서울시와 SH공사 등에 따르면 서초구 우면2지구에 위치한 외국인 임대아파트 178가구 중 90가구가 공공분양으로 전환된다. 대신 외국인에게 공급될 공공임대 주택은 평형대가 조정된다. 당초 외국인 전용 주택형은 49㎡ 50가구, 84㎡ 100가구, 114㎡ 28가구였으나 이번 일반분양 전환으로 49㎡ 50가구, 84㎡ 30가구, 114㎡가 4가구가 남게 된다. 일반에게 공급되는 물량은 84㎡ 66가구와 114㎡ 24가구 등이다.
약 1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우면2지구 외국인 임대아파트는 지난 2004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외국 자본의 투자유치 촉진을 위해 시중 임대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은 물량이다. 2005년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을 받았다. 오 전 시장 재임시기인 2009년 7월에는 65억원을 추가 투입, 수영장과 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등 편의시설을 대폭 늘렸다.
하지만 강남 최고 입지에 최첨단 시설을 갖췄음에도 제때 입주자를 찾지 못하면서 ‘유령아파트’로 전락했다. 통상 SH공사가 입주자 모집을 하는 시기는 공정률 80%이상인데 비해 이곳은 지난 6월 완공된 이후 현재까지 단 4가구만 계약하는데 그쳤다.
게다가 서울시가 임대와 분양 등 공급 방안을 놓고 고민하는 사이 공사기간은 80여일 더 늘었고 임대보증금 회수 지연으로 인해 발생된 자본비용만 4억원을 넘어섰다. 사업을 주관한 SH공사가 하루 평균 513만원씩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박 시장은 공공분양 전환이라는 전략을 내놨다. 외국인에게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일반분양을 동시에 추진해 미분양을 줄이면서 SH공사 부채를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강남 노른자위에 최고의 시설을 갖춘 아파트를 외국인이 아닌 서울시민에게도 제공하겠다는 전략도 숨어있다. 특히 공공물량 90가구는 101~110동 등 총 10개동 가운데 102동을 제외한 나머지 9개동에 골고루 배치하기로 했다. 49㎡형이 모여있는 102동은 외국인만 입주가 가능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랜 고민끝에 절반에 달하는 물량을 일반인에게 공급하기로 결정했다”며 “공급규모는 정해졌지만 가격 등은 인근 시세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구체적인 사항은 내부논의를 거쳐 확정한 뒤 늦어도 올해말에는 공급기준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일반 공공분양에 앞서 외국인에게 공급될 미분양 84가구 모집을 우선 실시하기로 했다. 주소지가 서울인 외국인 가운데 외국인투자기업 근무자(1순위), 외국기업 국내지사 근무자(2순위), 국제기구 근무자(3순위) 등이 공급 대상이다. 임대료는 ▲49㎡ 보증금 6300만원, 월 82만원 ▲84㎡ 보증금 9660만원, 월 125만8000원 ▲114㎡ 보증금 1억2150만원, 월 158만2000원이다. 1~3순위 신청은 12월10~12일까지 SH공사 1층 로비에서 진행된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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