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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메이커’, 지금 필요한 것은 다층적 인지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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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프라임> ‘킹메이커’ 1회 EBS 월 밤 9시 50분
‘킹메이커’ 3부작의 포문이 ‘네거티브 전쟁’인 건 우연이 아니다. 유권자가 어떻게 반응하기를 기대하고 네거티브 선거전을 선택하는지는 결국 정치를 움직이는 대중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의 문제와 긴밀히 연결되기 때문이다. ‘킹메이커’는 1988년 미국과 1996년 러시아 대선을 네거티브 선거의 전형으로 제시하며 이 얽히고설킨 질문들을 풀어간다. 그리고 네거티브의 공격 무기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지키거나 회피하려는 것, 예컨대 미국의 배타적 애국심을 위협하는 흑인 성 범죄자나 과거 공산주의로의 회귀에 대한 외포다. 제시된 구체적인 자료들은 네거티브 앞에서 유권자들이 느끼는 공포와 두려움이 선거의 판세를 뒤집은 것으로 읽히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킹메이커’의 아쉬운 지점이 여기에 있다. 상대가 연설, 집회, 시위를 반복할 때 옐친이 이미지 미화를 위해 춤을 춘 사례처럼 “아주 단순”하게 네거티브 전략의 일면들을 보여주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이면서 정작 설명돼야 할 부분들, 예컨대 변화된 이미지와 공포가 왜 그때의 대중들에게 판단의 근거가 되었는지를 다각적으로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대신 때때로 유권자는 “합리적인 설명”보다는 “이미지의 힘”, “감정”의 호소에 이끌린다고 말하며 감정을 더 이상 설명 불가한 영역으로 치부하는 네거티브 전략의 전제를 그대로 수용한다. 이것이 문제인 것은 단지 감정의 영역을 설명하지 않았다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액션에 대한 리액션 만으로 대중의 정치적 판단과 행위를 한정짓는다는 데 있다. 네거티브의 한계를 지적하고자 한다면 바로 이 전제를 꿰뚫어야 한다. “아무도 (부시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88년 미 민주당 패배의 원인으로 꼽히는 것도 마찬가지로 대중의 선택을 다층적으로 인지하지 않은 결과다. 결국 ‘정치적 인간’에 대해 어떻게 이해할 것이냐가 중도파와 인터넷 시대의 정치를 다룰 다음 회의 매력을 가름할 키워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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