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주간지 포브스는 최근 인터판 기사에서 롬니의 이 같은 행보를 ‘실수(flub)'이라고 평가했다. 승마가 상류층이 즐기는 고급스포츠라는 점을 스스로 강조한 셈이기 때문이다. 실제 롬니는 투자컨설팅업체 베인캐피털을 운영해 많은 돈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공개된 재산만 2억5000만 달러(2816억여원)에 이른다. ‘말 애호가’로 알려진 롬니의 부인 앤 롬니도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는 라펠카를 포함 그동안 6마리의 말을 소유했다. 보통 경주마의 경우 억대를 호가하며, 올림픽에 출전한 말은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비싸다. 국제 말 전시회 개최 비용은 일 년에 20만 달러가 넘는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는 가난한 승마선수도 출전한다. 미국 승마팀의 비지 매들은 세 번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유망주다. 미국내 랭킹 2위이며 세계 17위의 명성을 자랑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단체 금메달을 수상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땐 단체부분 금메달과 개인부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매들은 걸음마를 떼면서부터 승마를 시작해 현재 남편으로부터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그녀는 피나는 노력 끝에 프리미어급 스폰서를 얻었고, 결국 올림픽에 출전하는 영광을 누렸다. 매들은 “승마선수가 스폰서를 찾기란 쉽지가 않다. 이 정도까지 올라오기까지 많은 기술이 필요하다”며 “우선 부자들의 자녀나 부자들을 가르치면서 그들이 승마에 열정을 갖게 만들고, 결국 말을 사도록하게 했다”고 말했다.
훌륭한 승마선수는 말에 대한 안목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매들은 설명했다. 그녀는 "말을 처음 탈 때 말의 감정을 느낄 것"이라면 "이것은 순간의 결정이다. 말을 한 두 시간 보고 말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는 미국 승마팀은 최강으로 꼽힌다. 매들과 함께 지난 두 차례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맥클레인 워드가 출전한다. 장애물 경주에는 올해 국제승마연맹(FEI) 월드컵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리치 펠러가 참가해 찰리 자네와 교대로 실력을 뽐낼 예정이다.
롬니의 애마 라펠카를 비롯해 이들 승마 베테랑이 포함된 미국팀은 올해 어떤 성적을 거둘까? 매들은 영국의 승마 스타 닉 스켈톤이 이끄는 영국팀과 서류상으론 미흡하지만 언제나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는 독일팀, 뛰어난 말을 가진 스위스를 강력한 경쟁자로 꼽았다. 프랑스도 빼놓을 수 없는 우승 후보다.
올림픽 승마는 5개 경기로 나뉘어 진행된다. 첫 번째 두 경기는 팀 성적으로 메달이 결정되며, 5개 모든 경기마다 개인전도 함께 치러진다. 말은 경기전에는 보여줄 수 없다.
매들은 "장애물을 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매 순간 스스로 행운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장애물을 넘기 위해)말을 때리며 말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때로는 말을 때리는 것이 멈추게 할 수 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그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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