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대기업 및 관공서에서는 '제대 후 복직' 약속..급여 지급 여부 등은 세부 사항 차이 있
#특성화고 학생인데요. 요즘 대기업에서 취업공고가 나오는데 무척 고민됩니다. 4년제 경영학과를 나와서 사무직으로 갈지, 아니면 지금 고졸로 갈지 결정을 못내리고 있습니다. 가장 마음에 걸리는 건 군대 때문인데요. 대기업회사들이 군대를 갔다와도 복직시켜주나요?(ID: seyye***)
대기업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고졸채용을 실시하는 대부분의 기업에서 '군 복무 후 복직'을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례 없던 대규모 고졸채용에 세부적인 사항을 정하지 못한 곳도 대다수다.
지난달 12일부터 26일까지 원서접수를 진행한 한화그룹은 고졸 공채 500명 모집에 1만4000명이 몰리는 등 성황을 이뤘다. 이중 남학생은 전체지원자의 64%인 8949명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군 대상자는 취업이 된 상태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이후 복직하게 된다"고 말했다.
제조업 부문에서는 마이스터고 학생들의 군복무를 전공분야와 연계해 해결하는 방안도 추진된 상태다. 지난해 LG전자가 경북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산업현장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입사한 학생들의 경우 군 복무를 마치고 복직해 군복무 기간을 근속으로 인정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우조선해양은 고졸 신입사원의 회사 교육과정 기간을 군 복무 기간을 고려해 아예 7년으로 잡았다.
그러나 채용 인원만 확정한 채 군과 관련된 세부 사항을 정하지 못한 곳도 수두룩하다. 일부 기업에서는 여전히 입사지원서에서부터 병역 미필자의 지원을 제한해놓고 있어 사실상 남자 고졸취업자들의 지원에 한계가 있는 상태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고졸자 채용 인원은 정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미정이다"며 "국가의 부름을 받아 군복무를 하는 것이니만큼 복직을 시켜주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지만 급여 지급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한 은행 관계자 역시 "과거에는 군 복무 기간 동안 급여를 주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대기업보다 자금여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의 경우는 '군 문제'가 고졸채용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류장경 서울시교육청 진로직업교육과 장학사는 "고졸취업생들이 주로 가는 곳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등이 훨씬 많다"며 "자금이 여의치 않은 중소기업의 경우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기본급여 보다는 제대 후 복직만이라도 확실히 보장하도록 하는 편이 낫다"고 지적했다.
정부에서는 올해부터 특성화고 뿐만 아니라 일반계고 출신도 취업할 경우 4년제 대학 재학생과 마찬가지로 24세까지 입영을 연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고졸자가 입사 후 군대에 갈 경우에도 '군휴직' 처리를 통해 호봉 승급에 문제가 없도록 인사 규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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