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살랑이는 봄바람 대신 사나운 강풍이 몰아친 하루였다. 3일 순간최대 풍속 부산 32.2m, 제주 31.1m 등 태풍에 버금가는 바람이 전국을 강타했다.
서울에서는 강풍과 함께 눈이 내렸다. 4월에 눈이 내린 것은 1993년 4월10일 이후 19년 만이다. 이날 서울의 최저기온은 1.1도로 평년보다 3.8도 낮아 시민들은 악천후에 겹친 추위로 옷깃을 여며야 했다. 강원북부와 강원중부에는 오전에 대설주의보가 발령됐으며 기상청은 한때 강원지방에 20cm 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하기도 했다.
충남에서는 강풍으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낮 12시께 충남 서천군 시초면에 사는 구 모(69) 씨가 3m 높이 비닐하우스 위에서 작업 중 강풍으로 인근 배수로에 추락해 사망했다.
부산 해운대구의 한 상가에서는 간판이 강풍을 타고 날아가 인도를 덮쳐 행인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또 낮 12시 50분께 부산 광안대교 하판 요금소 인근을 지나던 트레일러에서 컨테이너가 떨어져 옆에 있던 차량이 완파됐다. 부산 지역에서만 강풍으로 100건이 넘는 피해가 잇따랐다.
4·11 총선을 위해 거리로 나선 선거 운동원들도 고초를 겪어야 했다. 제주에서 광주로 이동해 지원유세를 가지려던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강풍으로 제주-광주 항공편이 차질을 빚으며 발이 묶였다. 박근혜 새누리 비상대책위원장도 강풍이 몰아닥치는 가운데 차를 타고 충남·경기 남부 10개지역을 도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한편 기상청은 강풍의 원인은 대기 하층의 습한 공기가 유입되고 상층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며 대기 불안정이 심해져 강한 저기압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내일까지 전국적으로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부는 곳이 많겠다고 예보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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