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진 가운데 부동산에 간접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로는 오히려 돈이 몰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부동산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16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2008년 9월 금융위기 전과 비교하면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이는 모든 부동산이 전반적으로 오르는 대세 상승기가 끝나면서 부동산 시장이 유형별로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이는데 원인이 있다.
이렇듯 여러 이유로 부동산 펀드가 인기를 끌다 보니 그 운용 방법도 전과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과거 부동산 펀드의 투자대상은 주로 서울 도심의 오피스텔에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투자대상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한류로 인해 아시아 관광객 특수를 누리는 서울 명동 쇼핑몰이나 강북지역 호텔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조성된 것들이 그 예다. 아예 해외로 눈을 돌리는 부동산 펀드들도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월지급식 부동산 펀드도 나왔다. 부동산에서 나오는 월 임대료를 매달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구조로 펀드를 설계한 것이다. 이런 펀드는 직접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것에 비해 시설관리의 어려움은 덜면서 부동산에서 나오는 임대수익과 매각차익을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존재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유동성이다. 부동산 펀드는 그 특성상 한번 자금을 투자하면 중도에 찾아 쓸 수 없다.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을 구입했는데 한 두 명이 환매를 요구한다고 해서 부동산을 매각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모형 부동산펀드는 설정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주식시장에 상장하도록 돼 있어, 투자자들 간에 거래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일반 주식처럼 그리 활발하게 거래가 되지 않다 보니 갑자기 자금이 필요할 경우에는 싼 가격으로 매도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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