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삼성서울병원 지원총괄사장에 취임한 윤순봉 사장(사진)이 13일 기자들과 만났다. 첫 공식 외부 행사다. 그는 "병원도 경제논리에 희생될 것"이라는 항간의 우려를 의식한 듯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바라본 한국 의료는 2.0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료 태동기를 1.0이라 한다면 양적 경쟁에 매몰된 지난 10년이 2.0이다. 윤 사장은 "환자수, 수술건수, 병상수 등 양적 경쟁은 충분히 했다. 여기서 벗어나 질로 승부를 내는 병원이 결국 한국 의료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병원의 미래 모습을 세 문장으로 간단히 정리했다. 우선 '죽는 사람 살리는 병원'이다. 삼성만이 할 수 있는 중증질환에 전념하겠다는 뜻이다. 삼성에서 못 고치면 대한민국 어느 병원도 못 한다는 의미로 '한국병원의 종결자'라는 말도 썼다.
윤 사장은 삼성서울병원의 이런 변화를 자본주의의 한계와 연결 짓기도 했다. 그는 "피도 눈물도 없는, 돈이 전부라는 자본주의에는 수정이 필요하다. 돈보다 중요한 절대가치는 '행복'이다"라며 "이런 취지로 우리 병원의 캐치프레이즈를 행복ㆍ박애ㆍ스마트로 정했다"고 소개했다.
이 모든 과정에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삼성그룹 CEO 중 '홍보'를 거친 유일한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우리의 행보가 사회적 파급력이 큰 만큼 항상 신중히 결정하며 사회와 원활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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