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 사태로 본 투자잠재 리스크
경영악화 가능성 항상 안고있어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빅뱅 멤버 지드래곤의 대마초 흡연 파문으로 엔터테인먼트 주식 투자의 잠재적인 리스크가 다시 부각됐다. 특정 연예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국내 엔터기업의 사업특성 때문에 뜻하지 않은 경영악화 가능성을 항상 안고갈 수 밖에 없다는 것.
YG엔터는 정정 신고서와 별도로 공표한 '핵심 투자위험 알림문'에서 “최근 사건은 당분간 빅뱅의 활동에 제약 요건으로 작용될 수 있으며 이는 경영성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히고 “아티스트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가 약화될 수 있는 소속 업종의 특성상 향후 유사한 사건이 재발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주지시켰다.
이런 위험은 엔터테인먼트 업종 전반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엔터주의 가장 큰 리스크가 특정 연예인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점”이라며 “이는 실적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의존도를 분산시키지 않는 한 잠재적 위협이 계속 존재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JYP엔터의 경우 지난 2007년 직상장을 추진했지만 불발됐다. 당시 JYP엔터를 대표하는 연예인이었던 비가 JYP엔터를 떠났기 때문이다. 당시 이 업무를 맡았던 한국거래소의 고위 관계자는 “매출 기여도가 절대적인 스타와 결별했을 때에도 수익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지 투자자들에게 제시하라고 했지만 하지 못했다”며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인기 스타 한두 명에 의해 좌우되는 기업을 쉽게 시장에 올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JYP엔터는 올해 초 비의 회사인 제이튠을 통해 우회상장했다.
지난 2000년의 에스엠 이후 직상장한 엔터주가 하나도 없었던 것도 이런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 키이스트 는 배용준의 소속사였던 BOF가 2006년 우회상장한 회사다. 장동건의 소속사였던 스타엠은 반포텍을 통해 역시 2006년 증시에 들어왔다. 지금은 웰메이드 로 이름이 바뀌었다. 하이킥 시리즈로 유명한 드라마 제작사 초록뱀미디어 미디어는 섬유업체인 코닉테크를 통해 우회상장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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