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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달이다]속옷 디자인 18년 베테랑 "주부 뱃살, 내가 가린다"

최종수정 2011.10.18 06:04 기사입력 2011.10.1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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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혼자 밤샘작업을 하면서 속옷을 이것저것 입어보고 하다가 그대로 계속 일을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넋 놓고 일을 하다가 한 새벽 6시쯤 됐나봐요. 누가 들어와서 깜짝 놀라 보니까 일찍 회사에 나오신 임원분이 서 계시는 거예요. 서로 비명을 지르면서 놀라고…. 생각하면 지금도 민망합니다."

남들이 다 잠든 밤에 혼자 속옷을 디자인하는 이 여자. 가슴을 모아주고 올려주는 브라, 퍼진 엉덩이 모양을 예쁘게 잡아주는 거들, 뱃살을 가려주고 허리를 조여 주는 니퍼, 이 모든 것이 합쳐진 올인원까지….
여성속옷만 18년간 만들어온 비비안 디자인실 김희연 차장. 그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보정속옷 전문가다. 지난 1993년 비비안 디자인실에 입문한 뒤 비비안에서 나오는 브라, 거들 등의 디자인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쳐서 제품으로 출시됐다.

"속옷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있었죠. 제가 처음 입사했을 때는 학교나 학원 등 밖에서는 속옷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는 곳이 없었어요. 회사에 들어와서 선배님들한테 도제식으로 배웠죠."

김희연 차장이 만드는 보정용 속옷 전문브랜드인 BBM은 일반 란제리 브랜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다양한 사이즈, 몸매 보정 기능 등으로 많은 여성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S라인 열풍이 불면서 여성들의 몸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남영비비안의 매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처음 입사했을 때 저는 제 사이즈도 몰랐어요. 그 당시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자신에게 맞지 않는 브라를 걸치듯이 입고 다녔죠. 저도 입사 전까지는 제 브라 사이즈를 몰랐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여성 속옷이 사이즈가 한 제품에 28~30개 정도 세분화 됐습니다."

그는 체육관이나 목욕탕을 갈 때마다 사람들의 몸을 유심히 보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몸에 맞는 패턴을 만드는 것에 주력해왔다. 주변에 가슴이 너무 커서 불편함을 느끼거나, 엉덩이가 사각형으로 푹 퍼져 옷맵시가 살지 않은 여성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에 그들을 위한 속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체육관에서 만난 동네 아줌마들의 몸매를 보고 '이 아줌마는 이게 좋겠다' '저 아줌마는 또 이렇게' 하면서 직접 만들어서 입혀봤어요. 나이가 들고 출산을 하면서 제 몸의 변화도 유심히 지켜봤죠."

이렇게 만든 브라, 올인원 제품 중 몇몇은 10년이 넘게 팔리는 스테디셀러가 되기도 했다. 일반적인 속옷 뿐아니라 임산부 제품, 고급 란제리, 보정속옷 등 여러 부문을 떠맡아 일을 하면서 주말마다 밤샘작업을 하기도 했다.

"6살, 4살짜리 아이들을 집에 두고 토요일 밤 10시면 회사로 출근했어요. 당시 맡은 분야가 많았거든요. 처음에는 무섭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일하는게 신이 나더라고요. 졸음이 몰려오는 새벽 2~3시쯤 되면 라디오도 늘어지고 신나는 트로트를 틀어놓고 속옷을 만들었죠. 이런 부분에서는 사실 남편의 외조가 큰 도움이 됐어요."

십수년 동안 속옷만을 만들어온 속옷 분야의 전문가지만 그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새로운 세대들의 체형은 예전과는 다르게 변하고 있고, 그들은 또 다른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산은 정상이 있지만 일에는 정상이 없는 것 같아요. 사람들의 체형이 계속 변하거든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옛날 사람들과는 또 체형이 변했어요. 더 많이 연구를 해야 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피팅을 해 봐야죠. 하면 할수록 또 그 다음이 있는 것 같아요. 눈ㆍ코ㆍ입이 다 다르게 생겼듯 사람의 가슴과 엉덩이도 다 다르게 생겼어요. 여성들이 자기 몸에 딱 맞는 속옷을 입고 예뻐지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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