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팀 투수들은 제 몫을 해줬다. 서재응은 정규시즌보다 시속 4~5km 빠른 직구로 SK 타선을 압도했다. 1회부터 144km를 찍었는데 빼어난 제구까지 뽐내 상대 타자들을 흔들기에 충분해 보였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서 두 차례 선발로 등판했던 고든도 공격적인 피칭으로 이름값을 했다. 주 무기인 커브를 자제하고 직구 위주로 승부를 벌여 KIA 타선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올 시즌 KIA는 선발 대결에서 이기지 못하면 힘든 경기를 치렀다. 이 점은 포스트시즌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SK는 이만수 감독대행이 선수들을 지휘하지만 전임인 김성근 감독의 색깔이 짙은 팀이다. 중간계투진의 구성이 대표적이다. 왼손과 오른손 투수의 밸런스가 안정돼 한 점차나 연장 승부로 돌입하면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쉽다. 서재응은 이 점에서 부담을 느낀 듯 했다. 6회 1사 2루에서 무안타로 부진한 최정에게 도망가는 피칭을 하다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결과적으로 이는 KIA에게 패인이 됐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이어진 수비에서 고든을 내리고 박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KIA는 김원섭 대신 나지완을 대타로 세우며 맞불을 놓았다. 나지완은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이 큰 나머지 스윙을 너무 크게 휘둘렀다. 타자의 밸런스는 큰 타구를 노리는 순간 무너지게 돼있다. 반대로 정확하게 치려고 하면 회복된다. 나지완은 좀 더 정확한 타격으로 반격의 분위기를 살려야 했다. 하지만 장타를 의식하고 말았고 결국 삼진으로 타석에서 물러났다.
안치홍은 3차전에서도 번트 작전을 수행하지 못했다. 또 다시 병살타로 물러나고 말았는데 KIA가 한 점 승부로는 SK를 넘기 어렵다는 걸 또 한 번 증명하는 장면이 됐다. 조금 더 과감한 공격을 펼쳤다면 어땠을까. 마운드에 윤석민이 선다면 1, 2점은 충분히 큰 점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3차전의 선발은 윤석민이 아니었다.
마해영 IPSN 해설위원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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