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최근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에서 판매한 가짜 수분크림이다. 위메프는 지난 8월 말 미국에서 직수입했다며 키엘 수분크림 등 4종류의 화장품을 할인가에 판매했다. 이 화장품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제품으로 당시 3000여명이 구매한 데 이어 9월 초에는 재판매까지 실시됐다. 그러나 실제로 상품을 사용한 소비자들이 '정품과 사용감이나 외관이 다르다'며 이의를 제기해 짝퉁 논란이 불거졌다.
원래 수입 상품일수록 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상품을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을 뿐더러 문제가 생겨도 해결 과정이 복잡해진다. 또한 정식 수입 루트로 들여오면 가격 할인폭에 한계가 있어 병행수입업체를 두드리게 된다. 병행수입은 정식 수입업체가 아닌 국내 수입업자가 통관절차를 거쳐 들여오는 제품으로 본사가 품질을 보장하지 않는다. 한 소셜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수입 상품은 위험요소를 많이 안고 가게 된다"며 "본사를 잡고 하면 좋지만 할인율이 낮고 딜을 성사시키기도 어렵다 보니 아예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위메프는 7월 '뉴발란스' 운동화를 병행수입으로 들여와 판매하면서 똑같은 가품 논란에 휩싸였고 환불 조치에 들어간 바 있다.
허술한 상품 관리 시스템도 원인이 됐다. 소셜커머스는 개별 MD들이 각자 현장조사를 통해 딜을 발굴해오고 판매량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는 식으로 운영된다. 여러 MD들이 자기 상품을 파는 '자영업자'나 다름 없는 셈이다. 문제는 이들의 상품을 제대로 검수하고 걸러내는 시스템이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업체 내부에서 인센티브를 둘러싼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는데 비해 이를 제재할 '브레이크'는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소셜커머스 자체가 시작된 지 2년여밖에 되지 않은 신사업인만큼 MD와 업체 모두 유통시장에서 '초보'나 다름없다. 필연적으로 하자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상품별 고객 대응을 담당 MD가 자의적으로 처리하는 등 미숙한 사후서비스 문제까지 겹치며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부담도 더욱 커진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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