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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에필로그】③ 에드워드 권, '요리'와 '패션'을 말한다

최종수정 2011.09.15 12:00 기사입력 2011.09.15 12:00

[아시아경제 채정선 기자]

스타일 인터뷰에서 에드워드 권을 만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를 다시 만났다. 지난 인터뷰에서 “나는 셰프로서 패션 채널을 유심히 본다”는 말을 조금 더 깊이 듣고 싶어서였다. 음식도 패션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다. 셰프가 말하는 패션과 음식의 관계, 전문가다운 단순한 이야기 안에서 새로운 생각의 물꼬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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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 트렌드와 패션 트렌드는 닮았다


<스타일>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거기 등장하는 셰프가 얼마나 색감에 민감했는지 기억 하는가? 그럴 수밖에 없다. 메뉴의 맛, 색감과 접시에 담는 방법까지 모두 그림이고 패션이다. 내가 요리를 접시에 담을 때 사용하는 장식(플레이팅)도 분명 패션 트렌드에 관련이 있다. 간혹 손님의 옷차림에서 영감을 받을 때도 있으니까 말이다.

과거 레스토랑에서 내놓던 음식과 지금,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머릿속에서 떠올려 보라. 예전에는 접시에 마구 쌓아 올리는 형식이었고, 지금은 펼쳐 두는 형식이다. 내게는 와이셔츠 각도가 트렌드에 따라 달라지는 것과 유사한 느낌이다. 재료 역시 자연 본연의 것으로 향해 간다. 바지를 일부러 워싱해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따로, 또 같이 트렌드를 따라 가는 것이다.

◆ 그의 옷차림이 곧 그의 저녁 식사

턱시도를 입고 김밥을 사먹으러 가는 일은 흔치 않다. 故 앙드레 김이 분식점에 가서 온라인이 떠들썩했던 적이 있다. 그분 특유의 새하얀 옷은 분식집과 어울리지 않았고, 옷차림에서 비롯된 이질감이 더욱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던 것 같다.

어느 곳에서 저녁 식사를 하느냐에 따라 옷차림은 달라진다. 어떤 저녁 식사는, 패션이 조건이 된다. 반대로 레스토랑에 음식 맛만 따라 가는 것도 아니다. 레스토랑이 가진 스타일을 찾아 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셰프는 레스토랑에 옷을 입히곤 한다. 색을 정하고 스타일을 정한다. 요리 외, 공간을 포함한 전체 ‘스타일’에 관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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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앙드레 김, “패션에는 요리가 중요하다”

영감을 받기 위해서라도 패션 채널을 즐겨 본다. 재미있는 건, 나는 셰프로서 “음식에 패션이 중요하다”고 하는 입장, 故 앙드레 김은 디자이너로서 “패션에도 요리가 중요하다”고 하는 거였다. 그는 생전에 요리를 즐기며 셰프를 존중하는 이였고, 그런 의미에서 나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과거 그분과 음식과 패션에 관해 나눈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었다. 우리는 서로 "한국은 음식에 대해서만큼은 패션보다 보수적이다."라고 결론내린 적이 있다. 평소 우리 생활 속에 보수적인 성향이 들어 있다. 우린 저녁 식사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횡성으로 한우를 먹으러 간다. 그리 멀지 않다 해도, 반나절을 소요해야 하는 일이다. 이게 재미있는 지점이다. 품을 들여서라도 생산지에 가서 그것을 먹고 오겠다는 것 아닌가. 또 하나, 김치찌개는 예나 지금이나 정형화된 형식이 존재한다. 김치찌개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쯤 설명하면 패션의 변화에 갖다 댈 엄두도 나지 않는 보수적인 생각이 들지 않나? 유독 음식에 있어서만큼은 보수적인 것이 한국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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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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