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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에필로그】① 영화정담 <샤넬과 스트라빈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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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정선 기자]

앞으로 '스타일' 온라인 섹션에는 지면(오프라인) 기획 기사에 대한 '에필로그' 기사가 연재됩니다. (※ 해당 기사에는 특정 신에 대한 스포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난 8월 29일,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샤넬과 스트라빈스키>를 상영했다. 이후 신지혜 아나운서와 패션 큐레이터 김홍기의 진행으로 씨네토크가 진행되었다. 자리에 동석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지난 아시아경제 스타일 지면에 등장한 <샤넬과 스트라빈스키> 기사 이후가 궁금한 이들을 위해 전문가의 흥미진진한 설명을 발췌해 정리했다.


#Scene 1_ 1913년, <봄의 제전>이 처음 막을 올리던 샹젤리제 극장
【스타일 에필로그】① 영화정담 <샤넬과 스트라빈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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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에 등장하는 여성의 옷을 유심히 본 적 있나요? 보면 머리에 터번과 같은 깃털이 달린 모자에 챙이 둘러진 가운을 입고 있죠. 당시는 샤넬이 유명해지기 전, 그때 정상에 있던 이가 '폴 프아레(패션왕, 코르셋으로부터 여성을 해방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음)'입니다. 동방, 아라비안 풍, 그의 디자인이 그랬지요.

영화는 세계 제 1차 대전을 다큐멘터리로 보여주다가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는 장면으로 치환됩니다. 그때 의상이 깃털 모자에서 검정색으로 변합니다. 그때 포드 자동차가 등장하지요.
당시 미국 포드 자동차회사에서 "검정색이면 뭐든 잘 팔린다"라며 대량 생산하던 모델, ‘티원’ ‘티투’입니다. 상징적인 제품, 시대를 읽을 수 있는 장면입니다. 당시 자동차뿐만 아니라 의상 디자이너들 역시 일일이 치수를 재서 만들던 것이 아니라 대량생산하는 기성복 시대가 시작되었던 참이지요. ‘프레타 포르테’에 대해 들어보셨겠지요? 이것은 ‘기성복’을 뜻합니다. ‘오뜨 꾸뛰르’, 이것은 ‘섬세한 바느질’을 뜻합니다.

#Scene 2_ 향수 ‘넘버 5’를 선택하는 샤넬
샤넬은 바로 이 기성복이 시작되는 시점에 두각을 보이던 디자이너입니다. 1920년대 의상이 맞나 싶을 정도로 현대적인 느낌마저 드는 아름다운 옷들은 스크린에서 빛을 발하지요. 특히 샤넬 항수 ‘넘버 5’를 만들러 가던 그 장면의 화이트 코트는 개인적으로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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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영화 속 안감 자세히 보셨는지요? 저지 소재입니다. 이것은 전쟁 중 남성복에 사용되던 것이었는데 전쟁 중에 샤넬이 많이 사두었다고 하네요. 그것을 이용해 그녀는 편안하고 실험적인 옷을 만들었었지요. 그 저지 안감은 형형색색 삼각형 무늬가 패치워크로 연결이 되어 있지요. 16세기에서 18세기, 거리에서 악사들이 연극과 무용을 공연하며 어릿광대를 등장시키곤 했습니다. 그때 <푸치밀라>라는 작품이 있었지요.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다른 작품입니다. 거기 그 발레극에 어릿광대들이 등장해 입고 있던 옷이 바로 그 삼각형 무늬와 같은 것들이었죠. 베니스의 카니발에서 유래한 것들입니다.


#Scene 3_ 샤넬, 예술가를 후원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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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발레 공연은 최고의 예술가들이 모여서 협업하는 형태였습니다. 장 콕토가 글을 쓰고 피카소가 무대를 만들던 때죠. 그때 샤넬은 자신을 예술가라고도 디자이너라고도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출신이 천하다 여겼기 때문이죠. 당시 프랑스에서 고아원에서 자란 과거가 있을 때, 아무리 돈을 많이 가지고 있다 한들 콤플렉스로 작용하는 거죠. 이 출신을 감추면서 상류층으로 다가가는 것. 괜찮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예술가들을 후원하는 것이었습니다.

디아길레프의 발레단을 도와주면서 그 발레단을 돕던 러시아의 구 귀족들, 망명을 와서도 흥청망청 살고 있는 구 귀족들을 고객으로 끌어오고 싶었던 것도 작용했을 것이고요. 예술가들로부터 문화예술을 배우고 싶어 했던 것 또한 이유였을 겁니다. 같은 이유로 샤넬의 작업을 보면 다문화적 모티브를 가지고 있는 것들이 있죠. 마찬가지로 영화에 그런 장치들이 있습니다.


#Scene 4_샤넬, 스트라빈스키 부인의 옷장을 열다
옷장을 활짝 열고 들어다보지요. 그때 샤넬이 집어 들어 유심히 보는 옷이 바로 ‘루바슈카’라는 옷입니다. 이 옷은 러시아 농민들의 노동복입니다. 끝단이 러시아의 전통 자수로 되어있지요. 당시 랑방도 그랬고, 경쟁하던 디자이너들은 자수 작업을 한 옷들을 많이 내놓았었습니다. 샤넬 역시 그들을 따라잡기 위해 고민했었지요. 이때 그녀는 루바슈카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소위 ‘에스닉’이라 하는 옷들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그리고 이후의 컬렉션에는 화려한 자수를 선보이죠.


#Scene 5_샤넬이 스트라빈스키에게 묻는다. “당신은 어떻게 음악을 만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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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패션이 어떻게 만날 수 있지?” 했을 때, 스트라빈스키가 말합니다. “손으로 피아노를 먼저 친다.” 그러자 샤넬이 말하지요. “옷을 만들 때 직물을 촉감으로 느끼는데, 만지는 것은 촉각이지만 그 상태에서 머릿속으로 시각화된다. 내가 그려야 할 만들어야 할 옷의 실루엣들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공감각에 관한 이야기겠지요.

샤넬에 ‘알뤼르 센슈얼’이란 향수가 있습니다. 이 모티브가 바로 샤넬을 연기한 안나 무글라리스의 목소리라는 것을 아시나요? 향수와 목소리, 이 또한 공감각이지요. 영화 전체가 바로 ‘공감각’이라는 키워드를 관통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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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과 스트라빈스키>_ 드라마, 멜로/애정/로맨스 | 프랑스 , 일본 , 스위스 | 110분 | 개봉 201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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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선 기자 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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