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운동회를 하지 않는 초등학교가 많아졌다. 아이들도 뜀박질을 잊고 산다. 마음 놓고 뛰어놀 시간이 없고 달릴 공간마저 줄었다. 학교 운동장은 자꾸 들어서는 건물과 시설로 옹색하고, 아파트단지 놀이터는 주차장으로 변한다. 아이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학원으로 달려가고, 학원에 다녀와선 컴퓨터 게임에 빠져 지낸다. 이렇게 그전보다 덜 움직이면서 기름진 음식을 먹으니 키가 크고 영양상태도 좋은데 체력은 약해졌다. 소아비만이 사회문제로 등장했다.
한국 사회에서 직장생활의 연륜은 불어나는 '배둘레햄(배둘레 살)'과 비례한다.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 잦은 회식과 음주흡연으로 몸무게가 불어나고 그만큼 성인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살이 찌면 남성은 허리가 굵어지고 여성은 엉덩이가 커진다고 해 일컫는 '배둘레햄남(男)'과 '엉뚱녀(女)'가 중년층의 대명사로 통한다.
당뇨ㆍ고혈압ㆍ위장병ㆍ뇌졸중ㆍ암 등 성인병이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비롯된다고 해 '생활습관병'으로 부르듯 생활습관을 바꾸면 상당수 성인병을 예방하고 고칠 수 있다. 굳이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을 들먹이지 않아도 땀 흘리며 달리면 달릴수록 몸이 달라지고 정신도 맑아진다. 포기하지 않고 골인지점까지 뛰는 인내와 불굴의 '달리기 정신'은 삶의 자세를 바꾼다.
필자도 나이 마흔 되던 해,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달리기 시작했다. 여행을 떠날 때도 가방 안에 운동화를 챙겼다. 처음에는 조금만 달려도 숨이 찼다. 꾸준히 달리자 조금씩 속도가 빨라지고 거리도 늘어났다. 마흔에 달리기 시작한 '사십이주(四十而走)', 효과가 있었다. 얇아지는 배둘레햄에 맞춰 허리띠를 가위로 잘라낼 때의 통쾌함이란.
5㎞ 달리기 대회에 몇 차례 참여한 뒤 10㎞로 늘렸다. 여세를 몰아 하프 마라톤도 해냈다. 올 가을이나 내년 봄 풀 코스 도전을 목표로 연습하다 그만 발목이 삐끗하며 인대를 다쳤다. 욕심이 과했나 보다. 절룩거리며 대구 육상선수권대회 중계를 보니 마음은 더욱 달리고 싶다. 마침 한반도가 이제야 우기(雨期)를 벗어난 듯 날씨가 쾌청하고 하늘도 푸르다.
양재찬 논설실장 ja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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