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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애, 염정아│염정아 “할머니가 돼도 섹시함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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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스스로 너무 예쁘다고 생각해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나가 당선되었고, 20년째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연기 잘 하는 배우’로 인정받았고,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행복한 가정도 있다. 미인대회 출신이라는 다소 불안한 출발도, 예민해 보이도록 타고난 외모도, 여배우에겐 여전히 커리어의 벽인 결혼과 출산도 뛰어넘으며 20년을 왔다. 하지만 염정아는 “20년차 배우가 되면 선배들을 더 의식하게 되나, 뒤따라 달려오는 후배들을 더 많이 의식하게 되나”라는 물음에 “나만 본다. 나만”이라고 간결하게 답했다. 자신의 인생도, 연기도 남과 비교하기보다는 오로지 자신의 기준과 노력만으로 쌓아올린 여배우다운 대답이었다. 배우로서는 물론 한 인간으로서도 가장 균형 잡힌 삶을 사는 동시에 MBC <로열 패밀리>에서 김인숙, K, 김마리라는, 모두 다르면서도 같은 한 여인을 연기함으로써 또다시 최고의 카드를 보여준 염정아를 만났다.


<#10LOGO#> <로열 패밀리> 엔딩에 대해 제작진은 ‘약간 열린 결말’이라고 했는데, 인숙과 지훈은 어떻게 됐을 거라 생각하나.
염정아
: 죽었을 것 같다. 집에서 둘이 헬기 타고 가는 장면을 보며 ‘저렇게 행복했는데...’ 하면서 엄청 울었다. 작가님들께서는 지훈이 헬기 조종 자격증을 따고 그러는 것들을 통해 결말을 열어 놓으셨지만 나는 헬기 탈 때도 조금 슬픈 예감이 드는 표정으로 연기를 했다. 만약 살았으면 둘이 잠깐 좋았다가 엄청 싸울 걸? (웃음)
<#10LOGO#>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때 이 작품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
염정아
: 한 캐릭터로 좀 다양한 모습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었다. 그동안 가정 일에 파묻혀 살았고 특별히 새 작품에 대한 목마름 같은 건 없었는데 대본을 받아보니 ‘괜찮다, 욕심난다’ 해서 큰맘 먹고 한 거다. 그런데 실제로 해 보니까 너무 힘들었다. 겁도 없이 덤빈 거지. (웃음)

“김인숙을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김영애, 염정아│염정아 “할머니가 돼도 섹시함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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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LOGO#>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성공적으로 소화해온 편인데도 다른 때보다 더 힘들었나.
염정아
: 아무래도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이 사람 만났을 때와 저 사람 만났을 때 태도가 다르고, 그 다음 순간 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예전 영화 <장화 홍련>의 엄마, 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캐릭터를 갖고 가는 거고 영화 <여선생 대 여제자>의 선생님, 하면 코미디로 쭉 갈 수 있었지만 이건 드라마라 시간도 없고 한 주에 두 편씩 찍어내야 하는 상황이라 힘들었고 스트레스도 좀 많이 받았다. 이를테면 착한 눈빛과 착한 척 하는 눈빛의 경계를 정하는 것도 힘들었다. 초반에는 굉장히 어려웠는데 그래도 몇 회 지나고 나서는 나도 모르게 누굴 만나느냐에 따라 탁~. (웃음)

<#10LOGO#> 초반에는 김인숙이 불쌍하고 착한 여자처럼 보이지만 점점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도 속여야 했는데, 그렇게 안에 품고 있는 것을 어디까지 보여주느냐도 고민이었을 것 같다.
염정아
: 사실 나는 이 여자의 과거도, 현재의 상황도, 앞으로 어떻게 할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조절해서 보여주는 건 힘들었다. 맨날 엔딩에 뭔가 의미 있는 신이 나오니까 “제가 지금 이렇게 웃어도 돼요? 다음에 뭐 있어요?” 하고 감독님께 여쭤봤다. 매 신 표정 하나하나가 부담스럽고, 이게 맞는 건지 아닌지 모르는 상태였으니까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10LOGO#> 동년배의 여자 대 여자 입장으로 봤을 때는 김인숙이 어떤 사람이라고 이해했나.
염정아
: 사실 염정아라는 사람이 김인숙을 이해하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그 인물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떤 시청자가 이해를 하겠나. 보통 엄마로선 아들인 조니를 버리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물론 그 여자가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었지만 이후에 찾지 않은 것도 그렇고 조니가 찾아왔을 때 그렇게 냉정하게 대할 수 있던 것도 이해 안 되는 부분이었다. 조니가 칼에 찔렸는데 취임식장에 간 것도 그렇고. 하지만 마지막회에서 인숙이 지훈에게 단죄받기 위해 속마음을 막 털어놓는 신을 보며 그런 부분들을 다 씻어내고 이 여자를 용서하게 됐다. 이해라기보다는 내가 용서한 거다. 그럼에도 인숙에 대해서는 충기(기태영)가 얘기한 것처럼 ‘법적으로 무죄, 인간적으로 유죄’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10LOGO#> 조니가 칼에 찔리고 사라진 뒤 9회쯤에서 인숙이 많이 울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작가들에게 얘기했다던데.
염정아
: 그런데 “절대 눈물을 흘리면 안됨. 절대 울어서는 안됨” 이라고 하셔서...(웃음) 사실 난 아가씨 때도 엄마 역할을 했었지만 그건 가짜였던 것 같다. 보통 엄마라면 내 아들이 내 앞에서, 나를 위해 죽어가거나 찔렸는데 모른 척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물론 그건 김인숙이니까 그런 거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 연기하기는 힘들었지만 그 뒤에 내가 지훈이에게 절규하면서 “우리 아들, 내 아들. 조니야, 그러면 안돼!” 하는 대사는 진짜 엄마의 심정으로 했다.

<#10LOGO#> <로열 패밀리>는 캐릭터 간의 기 싸움이 많은 작품이기도 했는데, 특히 공순호 역의 김영애와 맞붙는 연기는 어떤 경험이었나.
염정아
: 일단 선생님의 연기에 방해가, 누가 되지 않고 싶었고 그 와중에 내 연기를 해야 했다. 나는 한 번에 모든 걸 쏟아내는 스타일이라 NG가 나면 소모전이 되니까 한두 번 만에 가려고 노력했다. 그러려면 아무리 긴 대사도 완벽하게 숙지해야 하고 감정 변화도 읽고 있어야 하는데 감독님도 카메라 두 대로 그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셨고, 선생님도 연기할 때 배려를 워낙 많이 해 주셨다. 내가 연기하는 부분을 찍을 때 선생님은 뒷모습만 나오는데도 똑같이 받아 주셨다. 나는 그렇게 하면 내 거 할 때 잘 한다. 그게 내 단점이기도 하다.

<#10LOGO#> 각각 연기 경력 40년, 20년에 접어드는 배우로서 그런 게 20년이라는 공력의 차이일까?
염정아
: 그렇기도 하고, 선생님은 워낙 타고 나신 것 같다.

<#10LOGO#> 그렇다면 본인은 노력파에 가까운가?
염정아
: 음, 나도 좀 타고난 게 있다. (웃음) 다른 때는 내가 영리하다는 걸 잘 모르겠는데,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그런 쪽으로는 머리가 영리한 것 같다. (웃음) 그냥 감성만 갖고 연기하는 것보다 계산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특별히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연습하거나 하는 게 아님에도 그 쪽으로는 머리가 좀 돌아가는 것 같다.

<#10LOGO#> 집중력이 뛰어난 건가.
염정아
: 뛰어나려고 훈련이 많이 돼 있는 거다.

<#10LOGO#> 그럼 현장에서 연기 감정의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어떻게 하는 편인가.
염정아
: 옛날에는 슬픈 연기 할 때 할머니 돌아가신 생각 하고 그랬는데, 그러면 연기가 더 안 된다. 그냥 순전히 김인숙으로 가야지만 나오지, 그런 방법으로는 안 된다는 게 그동안 연기하면서 얻은 노하우다.

“인숙에게 지훈은 너무 사랑하는 남자였을 것”



<#10LOGO#> SBS <워킹맘>에서는 그야말로 현실적인 일하는 엄마의 캐릭터를 보여줬다면 김인숙은 좀 더 드라마틱하고 비현실적인 캐릭터인데 그 지점을 연기하기에 어땠나.
염정아
: 그런 게 땅에 발붙인 캐릭터와 안 붙인 캐릭터의 차이인데 이런 경우에는 나 혼자만이 아니라 감독님, 작가님까지 다 함께 만들어야 하는 면이 크다. 내 입장에서는 대사에도 어려운 단어나 일상적으로 쓰지 않는 말투가 많아서 힘들었다. 어떻게 보면 사극 같기도, 연극 같기도 했는데 현대극 안에서 그런 것들을 불편하지 않게 들리도록 하는 게 내 임무니까 나에게 가장 편한 상태로 만들려고 애썼다.

<#10LOGO#> 김인숙의 복잡미묘한 캐릭터 안에서 일관되게 품위 있는 태도를 유지하는 톤은 어떻게 만들어 나갔나.
염정아
: 일부러 어떻게 해야겠다는 연습을 통해 만들었다기보다는 대본을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연기하면서 익힌 감으로 한 것 같다.

<#10LOGO#> 이십대 때 쉬지 않고 일해 온 경험이 그런 ‘감’을 잡는 데 도움이 되나.
염정아
: 분명히 그런 면이 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도 작품을 너무 가리지 말고 일을 많이 해 보라고 얘기한다. 그래야 안다고.

<#10LOGO#> 한지훈과 김인숙의 관계는 한 마디로 정리하기 어렵다. 연인, 남매, 모자 관계의 분위기가 모두 느껴졌는데 연기할 때는 어떤 느낌으로 하려고 했나?
염정아
: 초반에는 그렇지 않았지만 점점 진행될수록 지훈을 내가 너무 사랑하는 남자라고 생각했다. 사랑하지만 내가 가질 수 없는 남자, 아무래도 내가 가지는 건 너무 비양심적이지 않나. (웃음)

<#10LOGO#> 인숙과 지훈의 로맨스가 더 드러나지 않은 것은 인숙이 사랑보다 성취욕이나 복수를 더 우선시했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이 충돌할 때 스스로는 어떤 선택을 할 것 같나.
염정아
: 사실 내가 지금 딱 그 지점에 서 있다. 그런데 결국 내가 선택할 건 가정인 것 같다. 연기를 너무 하고 싶지만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아이들이 너무나 엄마를 필요로 할 텐데 나는 그걸 모른 체 하지 못할 것 같다.

<#10LOGO#> 앞서 ‘보통 엄마’라면 김인숙처럼 행동하지 않았을 거라고 했는데, 스스로는 어떤 엄마라고 생각하나?
염정아
: 나는 좀 극성 엄마인 것 같다. (웃음) 워낙 아이들을 좋아하는데 나이가 좀 든 뒤에 결혼해 아이를 낳았는데 내 새끼니까 얼마나 예쁘겠나. 그리고 내가 좀 몸을 던져 헌신하는 스타일이라 아이들과 있으면 피곤해서 잠들 때까지 애들 쫓아다니면서 노느라 바쁘다. 촬영하는 동안 일주일에 한두 번 밖에 못 봤는데, 작은 애는 16개월이라 마냥 엄마 보면 반가워하고 네 살짜리 큰 애는 조금 새침하게 삐져 있다가 한두 시간 지나야 다시 엄마한테 오고 그러는 게 더 짠했다.

<#10LOGO#> 빡빡한 드라마 스케줄 속에서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남달랐겠다.
염정아
: 미안하고, 정말 너무 보고 싶고.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는 거야 싶기도 하지만 되도록 그런 생각 안 하려고 했다. 그러면 연기를 못 하는데 어차피 하기로 해놓고 너무 바보 같은 짓이지 않나. 그러다 집에 가면 김인숙은 금세 잊어버린다. 어제도 롯데월드 가서 저녁까지 놀아줬다. 원래 에버랜드 데려가기로 약속했는데 황사가 너무 심해서 집 앞 뽀로로 테마파크에 가자고 했더니 큰 애가 입이 이만큼 나오는 바람에. (웃음)

<#10LOGO#> <로열 패밀리>는 대본이 상당히 치밀한 작품인데 배우 입장에서는 그렇게 디테일하게 짜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잘 맞나, 혹은 내 해석의 여지가 좀 더 있는 작품이 더 좋은가.
염정아
: 나는 짜인 거, 시키는 거 하는 걸 잘 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걸 좋아한다. 그게 허술하지 않다면.

<#10LOGO#> 그렇다면 연기 이전에 잘 짜인 작품을 만나는 게 굉장히 중요하지 않나.
염정아
: 반 이상은 운인 것 같다. 너무 잘 될 것 같다고 기대하지만 해놓고 보면 별로인 것도 있고, 별로 기대 안 하고 했는데 잘 되는 작품도 있고. <로열 패밀리>는 그동안 반응이 어땠는지 잘은 모르지만 요즘 마트 가거나 하면 잘 봤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염정아 씨”가 아니라 “K”라고 부르는 사람도 많고. 한 번은 촬영하느라 어느 공원을 지나가는데 할아버지 두 분이 앉아 계시다가 나를 보고 “K”라고 하시는데 굉장히 뿌듯했다. (웃음) 사실 드라마를 누군가가 좋게 봐 주고 반응해 준다는 건 대단한 힘이다. 현장에선 정말 견디기 힘들다. 잠을 안 자니까! (웃음) 그런데도 버틸 수 있는 건 그걸 보고 즐거워해 주시는 분들 덕분이다.

“이제는 내 색깔이 뭔지 좀 알게 된 것 같다”


김영애, 염정아│염정아 “할머니가 돼도 섹시함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원본보기 아이콘

<#10LOGO#> KBS <해피 선데이> ‘1박 2일’로 오랜만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염정아
: ‘1박 2일’은 워낙 좋아해서 촬영하는 동안만 빼면 항상 봐온 프로그램이다. 한 번 바람을 쐬고 싶기도 했고, 너무 칙칙하고 어두운 캐릭터를 하다 보니까 ‘나 칙칙한 사람 아니야’ 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웃음)

<#10LOGO#> ‘1박 2일’에서 파트너를 결정한다면 누가 좋을까.
염정아
: 이승기? 제일 예쁘니까. (웃음) 우리 딸이 제일 좋아하는 연예인이기도 하고.

<#10LOGO#> ‘야생’을 표방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입수, 야외취침에 민낯 공개를 불사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염정아
: 사실 그건 출연 결정하고 나서 들었다. (웃음) 그냥, 남들 하는 만큼 해야지. 안하려면 가지 말아야 하는 거고.

<#10LOGO#> 연기자가 아닌 인간 염정아를 보여주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는 편인가.
염정아
: 예전에 MBC <놀러와>에 한 번 나간 걸 빼면 예능을 잘 안 했다. 미스코리아 때 예능 나가면 얌전빼는 게 몸에 뱄었고 연기자가 나를 보여주는 것 자체가 좀 별로였는데 결혼하고 애 낳으면서 아줌마가 되었는지 뻔뻔해진 것 같다. 재미있었다. (웃음) 예능을 계속 하게 되지는 않겠지만 이번에는 드라마도 끝났고 하니까.

<#10LOGO#> 연기라는 걸 처음 시작했을 때도 나에게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나?
염정아
: 어릴 때부터의 꿈이었다. 이거 외에는 다른 걸 생각도 안 해봤다. 내 스스로 너무 예쁘다고 생각해서 미스코리아도 나갔고. (웃음) 연기를 하고 싶어서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선택해서 갔으니까.

<#10LOGO#> 그런데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는 예쁘고 잘 하는데 사람들이 내 기대만큼 사랑해주지 않아서 고민한 적도 있나?
염정아
: 이십대 때. 그런데 그 때는 그럴 만 했던 것 같다. 지금보다 훨씬 예뻤지만, (웃음) 어설펐던 시절이다. 뭐가 뭔지 잘 몰랐고, 지금 생각해보니 별로 열심히 하지도 않았고. 다만 발음 같은 게 좀 타고난 편이라 늘 대사는 잘 소화했던 것 같다. 그런 것 때문에 계속 올 수 있었던 거고.

<#10LOGO#> 악녀 캐릭터를 많이 했던 것도 사랑을 덜 받은 이유였을까?
염정아
: 그런 것도 있을지 모르겠다. 옛날에는 그런 캐릭터를 많이 욕했지만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응원도 해 주고 하니까. 만약 아직도 착하고 여리여리하고 예쁜 여자들만 좋아하는 시대라면 내가 계속 연기를 하고 있지는 못했을 거다. 그런 게 나랑 잘 안 어울리니까. (웃음) 나도 예전에는 그런 걸 잘 몰랐는데 이제는 내 색깔이 뭔지 좀 알게 된 것 같다.

<#10LOGO#> 사실 외모에서 느껴지는 도회적이고 예민한 분위기와 실제 성격은 많이 다른 것 같지만 보는 사람들은 비주얼적인 면에서 배우를 받아들이는 면이 많은데 그래서 아쉬운 점도 있나.
염정아
: 물론이다. 좀 더 예쁘면 좋겠다던가, 좀 더 착하게 생기면 좋겠다던가, 좀 더 포동포동한 스타일이면 좋겠다던가 하는 생각을 순간적으로 하기도 하지만 그냥 나는 나니까. 나 같은 색깔을 가진 배우가 또 누가 있겠나. 내 바람은 나이를 먹어도, 할머니가 돼도 섹시함이 있는 배우가 되는 거다. 아마, 여배우니까 그런 거라 생각한다.

<#10LOGO#> 지금은 연기를 하지 않을 때 가정으로 돌아가서 배우가 아닌 인간 염정아로 살 수 있는 공간이 확실히 있는 셈인데, 결혼 전에는 어땠나.
염정아
: 그래서 늘 일을 했던 것 같다. 어떻게 채울 수 있는 방법이 없는데, 연애도 별로 안 했고 친구도 별로 없어서 집에... 그냥 있었다. 맥주 마시면서. (웃음)

<#10LOGO#> 결혼 후에도 집에 있다 보면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지 않나?
염정아
: 너무 재밌는 드라마의 캐릭터를 봤을 때 ‘와, 저거 내가 하고 싶다’ 이런 정도? 그런 게 많았던 건 아니고, <찬란한 유산>을 재밌게 봤다. 하지만 그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니까. (웃음) 그리고 <하얀 거탑>을 굉장히 재미있게 봐서, 그런 느낌의 여자 버전이 있다면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로열 패밀리>로 비슷한 작품을 한 것 같다.

<#10LOGO#> 20년 동안 한 분야에서 일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질 때도 있고 그만 둘까 고민하게 될 때도 있었을 텐데.
염정아
: 한창 일할 때는 없었던 것 같다. 다만 예전에 여드름이 너무 많이 나서 얼굴을 화면에 들이밀 수가 없어서 한참 쉰 적이 있는데 내 의지로 쉬는 게 아니니까 속상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일하기 싫으면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가정이 있으니까, 그러다가 다시 하고 싶은 작품을 만나면 돌아올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10LOGO#> 지금 비슷한 연배로 고현정이나 김희애처럼 여전히 흥미로운 커리어를 쌓아 나가는 여배우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라이벌보다는 같이 잘 되고 싶은 마음이 더 클 것 같기도 하다.
염정아
: 물론이다. 내가 마흔 살이 됐는데, 예전에는 사십대 여배우가 어떻게 드라마 주인공을 했겠나. 세상이 바뀐 거다. 아마 내가 할머니가 되면 그 때는 또 다를 거다. 그럴 거라 믿고, 그걸 당연하게 만들어 준 사람들이 지금 같이 가고 있는 배우들이라고 생각한다.

<#10LOGO#> 많은 신인 배우들이 ‘평생 배우’를 꿈꾸지만 현실은 결코 쉽지 않다. 신인 시절 함께 활동했던 동료들 중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배우들은 그리 많지 않은데 20년 동안 연기를 해 온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어떤 얘기를 해 줄 수 있을까.
염정아
: 그냥, 자기 자신을 잘 관리하면 좋겠다. 외모를 가꾸라는 게 아니다. 스스로를 귀하게 생각하면 좋겠다. 공주병 걸리라는 얘기도 아니다. 연기 아닌 다른 데 가서 너무 소모되지 말고, 차곡차곡 쌓아 가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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