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결정만으로도 충격을 받는 소액주주들은 패닉 상태다. 코스닥 기업의 퇴출은 흔히 있던 일이지만 대표이사가 자살을 선택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사태를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대표자가 부재한 상태에서 이 회사가 회생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투자자들은 지난해 이후 이 회사에서 벌어진 일련의 상황에 의문을 품고 있다.
씨모텍은 지난해와 올해 두 번에 걸쳐 570억원 이상의 자금을 빨아들이며 코스닥 기업 인수, 삼화저축은행 인수, 제4이동통신 참여 등을 추진했다. 본업인 무선통신기기 제조와는 상당 부분 동떨어진 일이었다.
하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코스닥 기업 제이콤을 인수한 것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실패했다. 한 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KMI를 통한 제4이동통신 참여가 불발된 후 최근에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위한 협의가 한창 진행 중이었으나 김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없던 일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소액주주들의 지갑에서 나온 돈으로 사업을 벌이다가 일을 그르쳤고 대표이사는 극단의 결정에 이르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자살한 김 대표는 지난 23일 기자와 나눈 마지막 통화에서 최대주주로 인해 이번 사태가 벌어졌음을 암시했다. 그 역시 최대주주인 나무이쿼티의 대표를 지냈고 일부 지분도 보유했지만 각을 세웠다. 나무이쿼티는 사모펀드인 탓에 실체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김 대표가 사인한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 보고서였다. 회계법인이 검토한 결과 내부통제 절차의 중요한 취약점으로 중요한 자금거래의 실질과 적정성 등을 확인할 수 없었고, 회사가 정한 내부 회계관리 제도도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금관리 절차상 충분하고 적합한 통제절차를 운영하지 않는 내부통제상의 중대한 취약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회계감사를 맡은 신영회계법인이 씨모텍의 감사를 처음 진행한 것이 아닌 만큼 지난해 이후 회사에 큰 변화가 있었다는 점을 의미한다.
한편 씨모텍의 소액주주들은 긴급 회동을 갖고 대표주주모임을 통해 사태 해결에 개입하겠다고 결정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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