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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V 신드롬 비긴즈 >, UV에게 성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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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V 신드롬 비긴즈 > 화 Mnet 오후 11시
UV는 하나의 현상이었다. 실제와 설정의 정체 사이를 줄타기 하며 UV의 활동을 이어나간 유세윤은 방송과 공연을 넘나들며 연속성을 갖는 거대한 해프닝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UV의 캐릭터는 온갖 모순적인 형용들의 온상으로 발전해 나갔다. 이들은 한국에서 가장 진지하면서 장난스럽고, 열정적인 동시에 무신경하며 순수하고도 속물적인 듀엣이 되었으며, 드디어 이들이 취할 수 있는 극단의 성격은 포화상태에 도달했다. 바로 그 시점에서 < UV 신드롬 비긴즈 >는 새로운 방향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제 UV가 실존하는, 제법 대단한 천재 뮤지션이라는 것을 설득하는 것을 끝낸 제작진은 이들이 얼마나 위대한 초현실적인 존재인가를 설명한다. 이를 위해 방송은 한국 전쟁당시 마릴린 먼로와 공연을 하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순간 독일 국민들이 ‘지펜구텐탁’을 합창하는 모습을 천연덕스럽게 보여준다. 기 소보르망 교수가 된 박혁권은 심지어 UV가 정기적으로 출몰하며 오랫동안 그 존재를 유지해 오고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이렇게 부풀려진 UV의 권위는 물론, 조롱당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과거가 현란할수록 UV의 행동은 과장될 근거를 얻으며, UV의 행동이 심오할수록 이들이 풍자하는 실체는 거대한 존재가 된다. 그래서 이들에게 성역은 없다. 스토리텔링이 있는 한, UV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그리고 UV가 은유하는 것이 무엇이든 우리는 웃을 자유를 얻는다. 오랫동안 한국 코미디에서 풍자란 대개 성대모사로 대상을 연상시키거나 ‘동혁이 형’처럼 직격탄을 날리는 방식에 불과 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것은 상당히 우아하며 지속 가능한 풍자다. 게다가 UV는 시퀀스마다 숨은 그림 같은 개그 장치를 숨겨두고, 믿을 수 없이 듣기 좋은 멜로디를 만들어내며 성실한 개그맨이자 성실한 음악가로서의 역할도 수행한다. 사람을 웃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웃고 있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은 위대한 일이다. 아무래도 UV는 이제 위대한 듀오가 되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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