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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좀 달라" 서울대병원 요청에 정부·제약사 '난색'

최종수정 2011.03.11 08:33 기사입력 2011.03.1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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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혜정 기자]'얼마 안 팔린다'는 이유로 제약사가 생산을 중단한 약 때문에 병원과 제약사 사이에 마찰이 일고 있다. 중재에 나서야 할 정부마저 '강제로 팔라고 할 수 없지 않느냐'는 입장이어서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학교병원 약제부는 최근 유한양행 , 유나이티드제약 등 12개 제약사에 공문을 보내 각 사가 생산 혹은 수입을 중단한 의약품 12가지를 다시 공급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혜숙 서울대병원 약제부장은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제약사들이 생산을 중단하면서 일부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비싼 수입품으로 대체하기도 했는데 최근 이마저도 힘들어져 제약사들에게 요청공문을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측이 요청한 품목은 항암제나 진단시약, 진통제 등 다양한데 대부분 환자수가 적거나 오래된 약들이라 판매량이 미미하다. 제약사 입장에선 한 번 생산할 때마다 일정 물량 이상 약을 찍어내야 하기 때문에 팔리지 않은 약을 모두 폐기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12개 중단품목 중 2개를 생산했던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손실을 보면서 생산하는 것도 문제지만 원료조차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생산재개는 어렵다는 의견을 서울대병원 측에 보냈다"고 말했다. 이 회사 외에도 일부 제약사들이 공문에 대한 회신을 해왔지만 현재까지 긍정적인 답변을 한 제약사는 한 곳도 없다.
이혜숙 약제부장은 "수입품이 불규칙하게 공급되거나 해당 제약사들이 간헐적으로 소량을 판매하기도 해 그 간 어렵게나마 치료를 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이비인후과 수술에 쓰이는 진단시약 메틸렌 블루(methylene blue, 제이텍팜)의 경우는 아무런 대안이 없어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필수약들을 보호하는 '퇴장방지의약품 지정제도'가 있으나 이번 사안에는 해당되지 않아 난감하다. 퇴장방지의약품은 제약사가 '생산을 할테니 원가를 보전해달라'는 신청이 들어올 경우 정부가 이를 심사해 지정해주는 식으로 운영된다. 즉 제약사쪽에서 생산의지가 없다면 강제로 지정할 순 없단 이야기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장관 직권으로 퇴장방지의약품을 지정하는 제도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생산업체의 신청이 전제돼야 한다"며 "해당 약들을 당장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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