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혈세낭비' 월미은하레일 놓고 들끓는 민심 현장
'혈세' 853억원이나 들였지만 부실 시공ㆍ안전상의 문제로 공기를 1년6개월여나 지났지만 개통 조차 못한 채 철거가 거론되고 있다.
지난 30일 찾은 인천 월미도에선 부글부글 끓고 있는 민심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오승인(50) 월미도 번영회장은 "주민들이 3년간 영업 손실을 감수하고 공사로 인한 피해를 참아 왔다"며 "탁상 행정으로 그 엄청난 혈세를 그냥 날려버린다는 게 말이 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실질적으로 모노레일 공사로 인해 피해를 입은 상인들의 분노는 더 커 보였다.
월미도 횟집 골목 어귀에서 손님을 맞으러 나와 있던 ㄷ회집 주인은 "모노레일 개설하는 공사 때문에 먼지와 소음, 진동이 얼마나 심했는지는 당해 본 사람만 안다"며 "공사 기간 동안 매출이 3분의1이상 줄었지만 모노레일이 개통되면 나아진다는 말만 믿고 참았던 우리만 바보가 됐다"고 한탄했다.
옆에 있던 노점상 김정윤씨(가명)도 "모노레일이 철거된다는 데 사실이냐"고 묻고는 "모노레일 공사 하는 동안 통로가 막히는 바람에 내 자리 쪽으로 사람들이 잘 안 와서 한동안 애먹었다. 세금들여서 하는 짓들이 왜 그 모양이냐"고 열을 올렸다.
관광객들도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연인과 함께 사진을 찍던 한 20대 남성은 "재작년에 와서 공사하는 것을 보고 노을이 질 때 타보면 경치가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공사비도 많이 들었을 텐데 그냥 철거를 한다니 아깝게 됐다"고 말했다.
월미도를 떠나는 내내 근래 인기를 끈 한 유명드라마 남자 주인공의 대사가 입에 맴돌았다.
"모노레일 철거,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합니까?"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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