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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이야기] 선실은 왜 배 뒤쪽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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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효율 높이고 화물 적재공간 충분히 하기 위해
1만4000TEU 이상 대형 컨선은 시야 확보 위해 중간에 위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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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컨테이너선이나 유조선, 액화천연가스(LNG)선, 벌크선 등 상선들을 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조종실과 선실, 굴뚝 등의 주요 설비가 모여 있는 구조물인 ‘휠 하우스’와 기관실은 모두 선체의 뒤쪽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마치 1800년대 클래식 자동차가 뒷바퀴 부근에 운전석이 위치한 것과 비슷하다.

상식적으로 보면 선실의 조타실이 뱃머리에 위치하면 시야가 탁 트여 항해에도 유리할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휠 하우스를 선미에 설치하는 이유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선박의 연비를 좋게 하고 주어진 공간 안에 화물을 최대한 많이 싣기 위해 이같이 설계한다.
선박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엔진에서 동력을 생산하고, 크랭크 축(Shaft)이 동력을 선미에 부착된 프로펠러에 전달해 그 추진동력으로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엔진은 통상 배의 뒷부분에 위치하며, 보니 각종 전기 케이블, 배관 등도 선미에 위치한다.

엔진과 프로펠러를 이어주는 크랭크 축의 길이가 짧을수록 크랭크축이 회전하면서 발생하는 마찰저항을 최소화 할 수 있고, 에너지를 덜 소비해 이를 동력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선박 내에서 크랭크축이 차지하는 공간이 줄면 화물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을 그만큼 더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말해 엔진이 선체의 앞부분이나 가운데 위치하면 기관실과 프로펠러를 이어주는 크랭크 축의 길이도 길어져 제작비는 물론, 동력 손실이 많아지고, 짐을 싣는 공간까지 줄어들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8400TEU급 컨테이너선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8400TEU급 컨테이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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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1만TEU(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컨테이너선에 들어가는 크랭크 축은 약 25m에 무게만도 370여t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 길이가 3m미터가 넘는 대형 선박에 기관실이 앞쪽이나 중간에 위치한다면 크랭크 축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나게 커져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선박의 경우 이렇듯 크랭크 축을 짧게 만드는 것이 배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조선소의 최대 과제라고 한다. 기관실은 엔진의 작동과 관련된 수많은 장비가 설치되며, 엔진의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굴뚝이 선체 위로 돌출돼 있어야 한다. 따라서 기관실이 위치한 곳에 휠하우스를 배치하면 별도의 구조물을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에 선박 건조 비용은 물론, 선체의 무게를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휠 하우스는 선미에 위치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선박의 대형화가 확산되면서 이러한 원칙도 깨어지고 있다. 최근 국내 조선사들이 완공해 선주사에 인도한 1만3000~4000TEU급 이상의 대형 컨테이너선은 선실이 배의 중간부분에 위치해 있다. 이는 해상인명안전조약(SOLAS) 규정에 따라 조타실에서의 최저 시야 확보를 위해 선실이 선미에서 더 앞쪽으로 배치돼야 하기 때문에 휠 하우스를 배의 중간에 설치하는 것이다.

또한 여객선도 승객이 기계장치로부터 멀리 떨어짐으로써 쾌적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승객의 안전을 위해 시야를 넓게 확보할 목적으로 기관실과 휠하우스는 선체의 앞쪽에 위치한다.

정찰이나 전투를 주임무로 하는 군함도 넓은 시야와 빠른 작전 전개가 가능토록 상선과 달리 선실을 선체 중간 또는 앞쪽에 배치시킨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3만7000㎥급 구형 LNG선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3만7000㎥급 구형 LNG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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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에는 선박에도 디젤엔진을 대체할 연료전지 엔진의 개발이 본격화 되고 있다.

연료전지 전력을 사용하는 전기추진 시스템을 설치한 선박은 원동기인 디젤기관은 물론 보일러, 공기압축기, 유청정기, 청수냉각기, 유분리기, 각종 펌프 및 전동기 등 장치 및 보조기계 다수를 설치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같은 크기의 선박이라면 화물 적재 공간이 최대 3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또한 디젤엔진을 사용하면서 벌어지는 환경 오염 문제도 줄일 수 있게 된다.

연료전지를 사용해 기존과 전혀 새로운 디자인의 선박이 출현할 날도 머지 않았다.
<자료: HD한국조선해양 , 삼성중공업 , 한화오션 >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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