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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기업주총]"회사 이지경까지..." 소액투자자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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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 위기 이루넷·네오세미테크·쏠라엔텍, 31일 오전 정기 주주총회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박지성 기자, 문소정 기자]31일 오전 9시 서울 도곡동 이루넷 사옥. 최대주주 자살설까지 나돌았던 이루넷은 이날 아무런 통보없이 일방적으로 정기 주주총회를 연기했다.
주총장 입구에는 "금일 당사의 주주총회는 회사 내부 사정으로 개최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주주 여러분께 사과 말씀 드립니다. 추후에 주주총회 개최 일정을 공지 할 예정입니다."라는 글귀만이 휑하니 걸려 있었다. 회사 관계자들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위임장을 받아온 컨설팅 업체 관계자, 소액주주인 50대 남녀 등 주주들은 회사의 일방적인 조치에 분통을 터뜨리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중학생 전문 학원 '종로엠스쿨'을 운영하는 이루넷은 지난해 최대주주 및 대표이사가 변경된 뒤 전기차 사업, 유아 교육 사업 등으로의 진출 계획을 밝히며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소액주주 A씨는 "정말 상장 폐지가 되는 건지 확인하기 위해 어제부터 계속 회사에 전화했다"며 "그러나 누군가가 받았다가 끊는 등 계속 연결되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주총장에 오게 됐다"고 토로했다.

주주 B씨는 굳게 닫혀있는 문 앞에서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어제 오후 3시에서 4시쯤 이곳을 지나갈 때만 해도 이런 공지는 붙어있지 않았다"며 "갑자기 주주총회를 열지 못하게 됐으면 관계자가 나와서 설명하고 일부러 이곳까지 온 주주들에게 사과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액주주 C씨 역시 "이제 정말 상장 폐지 되는 거냐"며 "감사의견 거절에 대해 이의신청을 할 거라고 말은 하지만 예정돼있던 주총을 이런 식으로 미룬다는 건 회사에서도 가망 없다고 보는 것 아니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퇴출' 위기에 몰린 코스닥 기업들도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회사를 상장폐지 위기 까지 이르게 한 경영진은 사과와 함께 앞으로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주주들은 불안감을 떨쳐 내지 못했다.

같은날 인천 송도에서 열린 네오세미테크 정기 주총은 긴장감 속에 당초 예정보다 12분 늦게 시작됐다. 소액 주주를 포함해 128명의 주주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주총에서 경영진은 "감사를 다시 선임해 재감사를 실시하는 등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벌이겠다"고 전했지만 소액주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한 소액주주는 "계속해서 경영 투명성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며 "경영 투명성 문제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경영진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주주총회에 직접 나왔다"고 말했다.

회사 측이 자구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음에도 '상장폐지'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했다. 한 소액주주는 "상장유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관심사"라며 "회사는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 지 명확히 밝혀 달라"고 말했다.

또 특정 주주의 발언이 길어지자 일부가 "나도 이야기 좀 해야겠다", "정확히 정리해서 말하라"는 등 불만을 제기하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일부 주주들은 주총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회의장 밖에서 소식을 주고 받기도 했다.

네오세미테크는 코스닥 대형주가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다는 점에서 시장에 충격을 던진 바 있다. 지난 해 10월 코스닥 상장사 모노솔라를 통해 증시에 입성한 네오세미테크는 시총 4000억원대, 코스닥 시가총액 28위의 '우량주'로 투자자들에게 인식됐었다.

네오세미테크는 2009년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회계법인의 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한국거래소의 규정 상 감사인의 의견거절은 즉시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네오세미테크와 같은 이유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디지털부품 판매 업체 쏠라엔텍의 정기 주주총회장 역시 냉기가 가득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소액주주 10여명과 최대주주만이 참석해 열린 이 회사의 주총에서 경영진은 현 상황에까지 이른 데 대한 안타까움을 표명하며 주주들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한 50대 소액주주는 "지금 회사가 증시에서 퇴출될 지경인데 왜 사무실 전화도 받지 않고 주주들을 회피하느냐"며 항의했다.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을 지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회사 측 발언에 대해서도 소액주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쏠라엔텍은 지난해에만 5차례 최대주주가 변경됐으며 최근까지도 비상장 회사를 인수해 신사업을 벌이겠다는 계획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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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박지성 기자 jiseong@asiae.co.kr
문소정 기자 moon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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