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레이 꺾고 열여섯 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
[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로저 페더러(1위,스위스)가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우승했다. 31일 밤 10시30분(한국시각 밤 8시30분)쯤에 끝난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페더러는 앤디 머레이(4위,영국)를 3-0(6-3 6-4 7-6<11>)으로 눌렀다.
지난해 이 대회 결승전에서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에게 지고 시상식에서 눈물을 쏟았던 페더러는 이로써 그 설움을 씻었다. 이번 우승은 페더러의 열여섯 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이다. 지난해에 윔블던 테니스대회에서 우승하며 피트 샘스라스의 최다우승 기록(14회)을 경신한 바 있는 페더러는 이번 우승으로 승수를 하나 더하게 됐다.
3세트에서는 머레이가 페더러의 서브게임을 먼저 뺏으며 찬스를 잡았다. 게임스코어 4-2로 앞선 상황에서 머레이는 페더러의 각도 있는 공격을 시속 150킬로미터에 달하는 포핸드 위너로 맞받아치는 등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페더러는 집중력을 발휘해 머레이의 서브게임을 다시 빼앗아오며 3세트를 타이브레이크로 몰고 갔다.
3세트 타이브레이크는 관중들을 숨죽이게 하는 접전이었다. 7점 선취가 타이브레이크의 룰이지만 듀스가 거듭되며 두 선수 모두 10점을 넘겼다. 머레이는 견실한 플레이로 포인트에서 앞서나갔고 페더러는 중요한 순간에서 적극적인 네트플레이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찬스는 머레이에게 많았다. 하지만 머레이는 세트포인트에서 포핸드로 온 쉬운 볼을 네트에 걸어버린데 이어 백핸드 발리 찬스마저 옆줄 밖으로 내보내고 말았다. 결국 머레이가 11-12로 뒤진 상황에서 백핸드 스트로크가 네트에 걸리면서 경기는 끝이 났다.
오랫동안 ‘테니스 황제’로 군림해온 페더러는 올해로 서른 살(만28세). 페더러는 나달에게 한때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하는 등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페더러는 이번 대회 일곱 경기에서 단 두 세트만을 내준 채 우승하며 제2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페더러의 천적으로 꼽히던 나달은 무릎부상으로 당분간 예전 같은 기량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머레이는 생애 두 번째로 그랜드슬램 결승에 진출했지만 페더러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머레이는 2008년 US오픈 결승전에서도 페더러에게 완패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한 차례도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오르지 못했던 머레이로써는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머레이는 올해 스물 네살(만22세)이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는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14일간의 열전을 끝냈다. 다음 메이저 대회는 5월에 시작되는 프랑스오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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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kuert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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