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이병헌 "프랑스영화 도전, 삶이 풍요로워진 느낌"(인터뷰①)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이병헌은 변화에 겁 먹지 않는 배우다. 느와르 '달콤한 인생'에서 멜로 '그해 여름'을 거쳐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지.아이.조-전쟁의 서막', '나는 비와 함께 간다'까지 이병헌은 상업적인 계산은 배제한 채 어디로 튈지 모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한 해는 특별했다. 한 해 한 작품을 소화해온 이병헌이 지난해 1년 동안 드라마 '아이리스'를 포함, '좋은 놈, 나쁜놈, 이상한놈', '지. 아이. 조- 전쟁의 서막', '나는 비와 함께 간다' 등 다른 색깔의 네 작품을 연기한 것이다.
"사실 한 해에 네 작품을 출연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죠. '나는 비와 함께 간다' 출연을 오랫동안 고심했어요. 1년 정도 고민하다보니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체력적으로 할 수 있고 도전해서 깨져도 저 스스로 얻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았어요."

이병헌이 프랑스 예술 영화에 도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한국 영화감독이라면 이병헌이란 배우에 대한 고정화된 이미지가 있을 터.

"영화계 거장과 함께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죠. 예술 영화만을 연출하고 다른 문화와 환경에서 자라온 감독이 저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는 상태에서 나를 재료로 해서 어떤 새로운 음식이 탄생시킬까라는 호기심이 컸어요. 어쨌든 한국 감독이라면 이병헌이라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다음달 15일 개봉하는 프랑스 느와르 스릴러 '나는 비와 함께 간다'는 유수의 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은 베트남 출신 트란 안 홍 감독의 작품으로, 이병헌은 홍콩 마피아 두목 수동포 역을 맡았다. 이 작품은 '진주만' '블랙 호크 다운' 등에 출연한 조시 하트넷과 일본 그룹 스마프(SMAP)의 멤버이자 15년간 부동의 최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최고의 스타 기무라 타쿠야가 함께 출연해 화제가 됐다.


이병헌은 '지.아이.조-전쟁의 서막' 홍보 차 내한한 시에나 밀러가 그와 함께 일하는 게 무척 즐거웠다고 말했을 만큼 국적과 관계없이 출연 배우들과 스스럼없이 지낸다. 이번 작품에도 그는 조시 하트넷과 기무라 타쿠야와 완벽한 호흡을 맞추고 왔다.

"이번 영화가 첫 해외 프로젝트였어요. 무엇인가를 상상할 수가 없었죠.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근심 반 설렘 반이었어요. 조시 하트넷은 사람을 자연스럽게 대했어요. 상대방의 긴장을 풀어주는 재주가 있어요. 소탈하고 스타의식 없는 배우였죠. 홍콩 촬영에 처음 왔을 때도 혼자 배낭매고 왔었다니까요.(웃음)"

기무라 타쿠야 역시 영화 '히어로'에서 호흡을 맞춘 적 있어 더 돈독한 정을 쌓을 수 있었다.

"기무라 타쿠야는 낯을 살짝 가리는 편이에요. 그래도 '히어로'에서 함께 출연했던 연이 있어 친구처럼 지냈죠. 부산 국제 영화제에도 참석하기로 약속도 했어요."

트란 안 홍 감독과의 호흡도 환상적이었다. 트란 안홍 감독은 촬영하면서 배우와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한다. 특히 박찬욱 감독이 '꼬치꼬치'라는 별명을 붙여 줄 정도로 감독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병헌에게 트란 안홍 감독은 최고의 감독이었다. 트란 안 홍 감독이 그에게 항상 지시한 것은 눈빛연기였다.

"트란 안 홍 감독이 나에게 많이 지시내린 것은 눈빛 연기였어요. 악역이고 대사가 별로 없어요. '지.아이.조' 정도? 그렇기 때문에 표정연기가 대부분이에요. 수동포는 무표정하게 있어도 그 속에서 기쁨과 분노, 흥분과 패닉의 느낌이 고스란히 나와야 하죠. 쉬울 것 같지만 어렵거든요."

이병헌은 이번 수동포란 인물에 애정을 표했다. 다른 작품보다도 이 캐릭터는 연민이 많이 생긴다는 것. 이병헌은 서동포를 연기하면서 안의 떨림을 느꼈다고 했다. 수동포는 처음부터 끝까지 대부분 무표정의 모습을 보여준다.

"관객들이 수동포를 보면서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아'란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영화 안에서 그런 느낌이 어느 정도는 표현된 것 같아요. 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내면의 에너지죠."

이병헌은 이제 한류스타보다 할리우드 스타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린다. 끊임없이 작품에 출연하고 있는 이병헌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월드스타 수식어를 간혹 보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에요.(웃음) 다음에 어떤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될 줄은 저도 몰랐죠. 1,2년 동안 극과 극인 작품을 하고 나니 이전보다 많이 풍요로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인생은 모르는 것 같아요. 갑자기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으면 설레며 기다리게 되요. 계획하지 않는 것. 그게 저의 삶의 방식인 것 같아요."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AD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