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다’는 말을 어떤 경우에 쓰는지도 모르는 뻔뻔스러운 고위공직자들이 그동안 몇몇 있었지만, 잘못된 표현을 현장에서 바로잡아 준 국회의원이 한명도 없었다는 사실도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라 봅니다.
무더위에 말도 많은 ‘미디어 법’도 비슷한 과정을 밟고 있는 듯합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귀에 익게 들어온 소리지만 정작 그 내용에 별로 관심도 없고 속사정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다만 거기 한 다리 걸쳐서 이득을 보는 신문사와 기업들이 있다는 사실 하나는 분명히 인식하고 있지요.
그 법이 통과돼야만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비로소 선진국이 되는 것 인양 허무맹랑한 논리로 끌고 간 여당의 목적지가 바로 국회 본회의장입니다.
온 국민이 지켜보는 와중에 오랜 시간에 걸쳐 시한폭탄을 한 개 만들어서 터뜨리겠다고 협박하는 다수와, 그 시간에 터뜨리면 죽겠다고 협박하는 소수가 참으로 막상막하의 돌쇠들 같지 않습니까?
정치인들이라면 어떻게 해야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을까 고민하는 게 당연 하지만, MB정부는 뭔가 욕을 먹을 게 없나 고민하다가 때가 되면 하나둘씩 던져 놓고 여론의 눈치를 살피는 일이 잦습니다. 음주하고 흡연하는 국민들로부터 세금은 꼬박꼬박 챙기면서 죄인 취급해 ‘죄악세’라는 기이한 발상을 한 것은 한 예에 불과하죠.
그렇지 않아도 각종 파파라치들을 양산해서 서로 의심하게 만들고 영세자영업자들이 서비스보다 손님들을 경계하는 데 더 신경 쓰게 만들더니, 마침내 과외시장에까지 파파라치란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내고 말았습니다. 실적이 위주라면, 전봇대 뒤에 숨어있었던 추억의 교통단속이 부활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국민이 싫어하는 짓만 골라서 하는 꼼수가 통하는 동네가 재개발될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올 가을 보궐선거와 내년의 지방자치선거, 실은 이 두 번의 입찰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처절한 몸부림임을 알기에 참으로 안타깝게 보입니다.
여의도에 가면 당분간 누가 국민의 편인지 헷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한 지붕 두 가족에, 적의 적은 이따금 동지의 미소로 손을 내밀며, 주적이 수시로 바뀌는 혼돈의 정치를 우리는 방관자로 지켜봐야할 때가 많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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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평론가 김대우 pdik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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